▲ 청주 서문시장 입구. 삼겹살 골목 조성에 동참할 경영주를 모집한다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한때는 30여 년 전통을 이어오던, 청주의 대표적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 없는 서문시장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생각에 들떠있다.

청주시(시장 한범덕)가 2억원을 들여 서문시장을 삼겹살 골목으로 특화한다.

시는 서문시장을 ‘삼겹살 골목’으로 조성해 청주의 대표 음식으로 정착시키고 관광명소로 육성, 침체돼 있는 서문시장을 활성화시키고 관광상품으로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서문시장 삼겹살골목 조성 추진위원회(위원장 김상돈·57)'는 서문시장 내 점포주 27명 중 9명이 삼겹살 전문식당 운영에 동의했으며 오는 21일께부터 영업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낡은 건물이 많기 때문에 상인들보다 점포주들이 가게 수리를 먼저 해줘야 하는 상황인데 현재 내부 수리를 하고 있는 4곳에 이어 3곳 정도가 삼겹살 거리 조성에 동참하기 위해 추가로 가게 수리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일단 8~9곳 정도로 영업을 시작하고 내년 3~4월께 20군데 정도로 늘려 정식 개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과거 간장에 찍어 구워먹던, 일명 '시오야끼' 방식을 모토로 삼아 차별화시킬 계획이지만 기존에 동종 영업을 하던 사람들도 있고 장사를 하다 보면 각자의 노하우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서문시장 삼겹살 거리만의 특징'을 지금 언급하긴 곤란하다"며 "전문업체나 소상공인지원센터의 컨설팅을 받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공동구매 형식으로 단가를 낮추고 고기도 증평 홍삼포크 등 5개 브랜드육 중 하나로 선택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며 "회의적인 건물주들이 더러 있지만 외부에선 잘 될 것이라고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시는 지역 대표음식인 삼겹살을 관광자원으로 삼아 침체된 전통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지난 4월 강원도 춘천 '닭갈비 골목'을 벤치마킹, 서문시장 상인들에게 '삼겹살 골목'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또 그동안 삼겹살 거리 조성 사업을 위해 건축주와 4차례 간담회에 이어 기존 삼겹살집 영업주 및 영업 희망 세입자와 유치 설명회를 가졌다.

특히 삼겹살 거리 조성 후 점포주와 세입자 간 임대기간과 임대료 인상 등 마찰이 예상되는 부분에 대해 영업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임대기간 5년 준수 및 법정 임대료 5% 이내 인상에 협의했다.

시는 점포주의 건축물 개·보수 비용 부담과 성공 여부에 대한 의구심으로 점포 수리가 늦어져 올해 삼겹살 거리 조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부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점포 개·보수가 예정된 7곳과 기존 삼겹살집 3곳 등 10여 곳을 개업해 동참 분위기를 조성, 점차 삼겹살집을 확대할 방침이며 내년 삼겹살 골목이 정식으로 문을 열면 서문시장 입구 조형물과 음식점 간판 설치비 및 주방위생용품(남은 음식 포장용기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충북도가 식품진흥기금 조례를 개정, 시설개선융자금 대출금리가 3%에서 2%로 하향됨에 따라 삼겹살 거리 입주 영업자의 시설개선 융자부담이 줄게 됐다.

청주의 대표적 시장인 서문시장은 30여 년 전통의 명성을 이어오던 청주상권의 중심이었으나 고속버스터미널 외곽 이전, 대형할인점 입점, 도심 공동화, 노후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빈 점포가 늘어나 전통시장으로서의 기능이 상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