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또 다시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내 공장 증설을 허용하는 등 수도권 규제완화에 나서면서 충청지역 기업 유치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는 3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4차 경제활력 대책회의'를 열어 재계로부터 건의받은 경제 활성화 방안 중 114개 과제를 심의·의결했다. 지난 7월 21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내수활성화 민·관합동 토론회' 후속조치다.

정부는 앞서 한강 수질과 녹지 등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지정한 자연보전권역에 대학 이전을 허용했다. 이번에는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내에 공장 증설과 공업 용지를 조성할 수 있도록 수질오염방지 제도를 개선하고 관련 규제도 완화했다. 환경 기준을 충족하거나 친환경 시설을 갖춘 경우 공장의 신·증설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자연보전권역은 한강 수질과 녹지 등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지정한 지역이다. 전체 면적이 3천831만㎡(수도권의 32.7%)로 경기도 가평·여주 등 수도권 동부에 몰려 있다. 이 지역이 모두 규제가 풀리는 것이다.

공업용지는 3만㎡ 이하로 하지만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6만㎡까지 가능하다. 공장 증설은 첨단업종이나 도시형 공장에 한해 3천㎡까지 허용된다.

정부는 환경부를 중심으로 오는 11월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여기에 경기 이천지역 등의 투자 여건 개선을 위해 광역상수도 용수 공급, 입지면적 확대, 수질 규제 등도 완화키로 했다.

이처럼 정부의 ‘빗장 풀기’가 지속되면서 대기업을 비롯한 공장들이 수도권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어 지자체들의 기업 유치는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된다. 더욱이 지방에 있는 기업들이 수도권으로 몰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충청권의 타격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발표된 국내 U턴 기업지원 방안이 수도권에 인접한 충청권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생산시설을 해외에서 다시 국내로 옮기는 'U턴 기업'에게 엄청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 정책은 충북 등 지자체에는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지경부는 지방투자 촉진보조금 고시를 개정해 올 하반기부터 국내 비수도권으로 복귀하는 U턴 기업에 대해 입지비용의 최대 40%, 설비투자비의 최대 10%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이런 혜택은 같은 비수도권이라도 수도권 인접지역에는 현격한 차등지원이 이뤄진다. 청주와 충주, 음성과 진천, 충남 천안 등 충청권 대표 공업지역이 여기에 포함된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입지비용 지원이 아예 없고, 중소기업은 지원 비율이 15%에 불과하다.

또 설비투자비 지원비율도 2~3 %씩 차이가 나고, 보조금의 국비와 지방비 매칭비율도 일반 비수도권 지역은 70대 30, 수도권 인접지역은 50대 50으로 차이가 난다.

충북도 관계자는 “충북의 경우 바이오·태양광 산업을 중점 육성하기 위해 영·호남 지자체와 기업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마저 규제가 완화됐다”며 “지역 국회의원과 다른 지자체 등과 공조해 자연보전권역의 규제완화를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