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충북지사(이하 충북 한적) 회장 인준에 대해 충북도가 `정치적 외압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도의회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충돌했다.

30일 열린 제314회 도의회 임시회에서 민주당 의원은 같은 당 소속 이시종 지사를 지원 사격하고, 새누리당 의원은 도와 이 지사를 싸잡아 비난, 충북 한적 회장 선거를 둘러싼 양당의 대리전 양상을 보였다.

포문은 새누리당 강현삼(제천) 의원이 열었다.

강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충북 한적이 상임위원회를 열어 신임 회장을 선출한 것은 적십자사 정관에 따른 적법한 절차"라며 도를 비난했다.

강 의원은 "지사가 지명하지 않은 인사가 선출됐다는 이유로 회장 인준을 제지하는 모습은 도민에게 실망감을 준다"며 "원칙 없는 도의 주장으로 순수해야 할 봉사단체가 편을 가르고 질시하는 등 많은 상처와 아픔을 남겼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 “순수 봉사 구호단체 회장 자리를 놓고 문제를 야기시키면서까지 적십자 정관에도 없는 회장 추천권을 행사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민의를 거스르는 독단은 더 이상 도민으로부터 어떠한 지지와 신뢰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가 충북한적 회장 인준을 정치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도지사의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봉사단체는 정쟁의 대상도, 권력의 도구도 될 수 없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적십자는 새롭고 순수한 봉사단체로 거듭나고, 도는 분열된 여론을 하나로 모아 더불어 함께 하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임헌경(청주) 도의원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임 의원은 "회장 선임을 놓고 유독 충북에서만 파행을 빚은 이유가 뭐냐"며 "보이지 않는 정치권 손이 충북의 자존심을 짓밟았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충북 한적 상임위원회는 한적에서 사전 인준까지 마친 충북도 추천자에 대한 추대여부만을 결정하면 됐는데, 돌연 경선을 실시해 관행과는 달리 이시종 지사 추천한 인사가 회장으로 선출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지사가 추천한 인사는 추천에 응모만 했을 뿐, 갑작스런 경선에 준비할 수 없었고, 정견발표를 할 이유도 없었다”며 “이번 사태로 (낙선한) 남기창 전 교수의 명예와 자존심의 상처는 누가 치유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임 의원은 “한적의 갑작스런 성영용 회장 인준에는 청와대와 여권 최고위층이 개입하고 압력을 넣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며 “이는 충북도와 밀접한 협조 속에 이끌어갈 순수봉사단체가 정치적 외압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태를 자만해 경선에 참여한 담당 국장은 물론, 정보력과 정무적 기능의 부재로 인해 충북도의 권위와 위상이 망가질 대로 망가져 큰 상처를 입었음에도 그 책임을 통감하거나 책임지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