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후 열린 민주통합당의 충북 경선에서 후보들과 도당 관계자들이 대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문(文·문재인)'이 '비문(非文·비문재인)'과의 1대 3 대결에서 파죽지세로 승리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는 30일 충북 경선까지 4연승을 거둔 데 대해 "경선 결과를 조직력이나 동원력이 아니라 역시 민심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청주체육관에서 경선 결과가 발표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겨서 기쁘다"며 "민주당의 주인은 국민이고 경선의 주인도 국민이다. 국민의 지지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국민에게 더 다가가며 국민 신뢰를 받는 정치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남은 경선에 대해서는 "초반전에 제가 좋은 결과를 냈기 때문에 끝까지 좋은 결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태풍 때문에 온 나라가 고생하는데 저희가 당내 경선을 이렇게 하고 있는 게 마음이 편하지 않고 국민에게 송구스럽다"며 "마음 같아서는 경선 일정을 미루고 국민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 복구현장에 같이 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 30일 오후 열린 민주통합당의 충북 경선에서 대의원들이 투표하고 있다.

문 후보는 제주, 울산, 강원 등 지금까지 실시된 모든 경선에서 승리하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그는 4곳의 경선 결과를 합산한 누계 득표에서 과반인 2만7천943표(52.3%)를 얻어 나머지 세 후보(정세균·김두관·손학규)를 압도했다.

하지만 모바일 투표 불공정 논란의 여파가 충북 경선에서도 이어짐에 따라 이를 해소하는 게 민주통합당과 문 후보의 과제로 보인다. 당장 문 후보의 충북 경선 결과를 봐도 투표소 투표는 손학규 후보에게 뒤졌으나 모바일 투표에서 앞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날 오후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정견 발표에서 정세균 후보는 "지금 같은 무감동 경선, 마이너스 경선으로는 결코 경쟁력있는 후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지금처럼 여론조사대로 따라간다면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를 낼 수 없고 박근혜는 더더욱 이길 수 없다"며 "경선의 판이 바뀌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손학규 후보는 충청 지역 공약을 이야기하던 중 "그런데 여러분, 참 웃기죠"라고 운을 뗀 뒤 "(충북) 선거인단 3만명은 이미 투표 다 했다. 이 자리에서 불과 450명 되는 대의원 놓고 이렇게 공약하고 호소하고 열변을 토하니 이거 웃기는 경선 아닌가"라며 경선 방식을 비판했다.

김두관 후보 역시 "경선 규칙을 정하면서 후보자의 의견을 묵살했다. 지금도 투표를 95% 이상 다 마치고 유세를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후보들의 정견 발표에 앞서 이해찬 대표가 인사말을 하려고 단상에 올라서자 손학규·김두관 후보 측 지지자들은 "똑바로 하라"고 고성을 지르며 야유하기도 했다.

이날 태풍 덴빈의 영향으로 강풍과 폭우 속에 치러진 충북 경선은 체육관 객석이 절반도 차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 30일 오후 열린 민주통합당의 충북 경선에서 대의원들이 투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