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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합의 원리와 물러서는 용기윤종진박사의 사주명리이야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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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8.29  1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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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전통 음식 중에 홍어, 삶은 돼지고기, 묵은 김치를 한꺼번에 싸서 먹는 삼합이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삼합(三合)이란 ‘세 가지를 합함’을 말하는 것인데, 음식 외에도 사람이나 사물 또는 어떤 현상 등에서 세 가지가 잘 어울려 딱 들어맞음을 이르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사주명리학에도 삼합이론이 있다. 즉 돼지(亥)∙토끼(卯)∙양(未)띠, 범(寅)∙말(午)∙개(戌)띠, 뱀(巳)∙닭(酉)∙소(丑)띠, 원숭이(申)∙쥐(子)∙용(辰)띠 끼리는 삼합이 맞아 서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아래 위 4살 차이는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하는 말은 바로 이러한 삼합에서 비롯된 것이다.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 등 12지지의 순환원리에 따라 돼지(亥)띠와 토끼(卯)띠 그리고 양(未)띠는 앞뒤로 서로 4칸씩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삼재(三災:12년에 한번씩 3년 동안 어려움이 찾아옴) 역시 삼합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그런데 사주명리학에서의 삼합은 사계절의 기운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으로 사용된다. 즉 亥∙卯∙未 월은 봄(木) 기운이 변화되는 과정을 의미하고, 寅∙午∙戌 월은 여름(火) 기운이 변화되는 과정을 의미하며, 巳∙酉∙丑 월은 가을(金) 기운이 변화되는 과정을 의미하고, 申∙子∙辰 월은 겨울(水) 기운이 변화되는 과정을 각각 의미한다.

그리하여 亥月(양력 11월)은 봄기운을 열어주는 역할, 卯月(양력 3월)은 봄기운을 가장 활발하게 해주는 역할, 未月(양력 7월)은 봄기운을 마무리 해주는 역할을 각각 담당하게 된다. 여름기운 역시 寅月(양력 2월)에서 시작되어 午月(양력 6월)에 가장 강하였다가 戌月(양력 10월)이면 끝이 나게 된다.

이는 하루의 시간흐름에도 적용되는데, 하루 해(日)는 寅時(새벽 4시 전후)에 떠서 午時(오전 12시 전후)에 가장 높이 떠올랐다가 戌時(오후 7시 전후)가 되면 지게 된다. 이러한 자연기운의 반복 순환은 절대 불변의 법칙이다. 그러므로 사람들도 누구나 자신이 타고난 행운의 순환주기(인생사계절)에 따라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가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삼합을 이루는 각 띠는 겉으로는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동등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각 띠마다 그 존재와 역할이 서로 다른 것이다. 예컨대 寅∙午∙戌 3자가 모여 여름을 열고 닫는 역할을 하게 되지만, 寅이 가장 먼저 여름을 열면 그 다음 午가 화려하게 여름을 펼치며 마지막으로 戌이 화려했던 여름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다.

▶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를 열어야 할 때, 나부터 물러서는 용기를

이러한 이치는 세상사는 물론 인간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각자의 존재와 위치에 따라 스스로 해야 할 역할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찌 보면 모든 세상사와 인간사 문제는 구성원들 각자가 스스로의 위치에서 자기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나설 때인지 내가 물러설 때인지,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역할인지 내가 하지 말아야 할 역할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내가 나서거나 물러설 때라면 그게 언제인지, 그리고 내가 해야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역할이라면 그게 무엇인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국가가 원활하려면 입법∙사법∙행정이 서로 삼합을 이루고 있어야 하고, 경제가 원활하려면 기업주와 근로자 그리고 소비자가 삼합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또한 가정이 화목하려면 아버지와 어머니와 자식들이 삼합을 이루고 있어야 하고, 시민생활이 편리하려면 정부와 국민 그리고 이를 관리하는 국가조직이 삼합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는 국가적∙정치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으로도 많은 혼란과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독도문제, 정치갈등, 폭력살인, 장기불황 등 그야말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이 답답한 난제(難題)들 뿐이다. 모두 자신들이 타고난 그릇과 분(分)을 망각한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 그리고 묵은 김치는 어느 하나가 조금 부족해도 상관없다. 어느 하나를 먼저 먹든 나중에 먹든, 한꺼번에 싸서 먹든 상관없다. 그러나 모든 세상사와 인간사에는 스스로 타고난 그릇과 분(分)이 있는 것이며 또한 스스로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가 있는 것이기에, 이를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누군가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를 열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그 새로운 시대를 위해 나부터 물러서는 용기, 나부터 희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저녁 술시(戌時)가 되었는데도 하루 해(日)가 지지 않는다면 아침 태양은 결코 떠오를 수 없는 법, 그러니 자기 분수를 모르고 나부대는 각 분야의 이무기들이여!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위해 나부터 물러서는 용기를 갖자. 나부터 희생하는 용기를 갖자.


   
 

 

다원미래예측연구소장, 전청주대교수
(법학박사/명리학박사수료)
010-4533-0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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