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기창 전 청주대 교수.

이시종 충북지사로부터 대한 적십자사 충북지사 회장 추천을 받은 남기창(71) 전 청주대학교 교수가 27일 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충북 한적 회장 선출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날 ‘무엇이 진정 충북 적십자를 위한 길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충북도에 제출하며 이런 뜻을 전한 남 전 교수를 오후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 청주상당민주희망포럼 사무실에서 만났다.

서류철을 들고 들어온 남 전 교수의 말에서는 착잡함과 후련함이 동시에 묻어나오는 듯 했다.

“적십자 충북지사 회장 선출이 문제가 되면서 요즘은 생활에 실망감을 많이 느껴. 여러 번 다뤄진 내용이지만 지난 5월 이시종 충북지사가 내게 적십자 충북지사 회장직을 조심스럽게 제안했어. 나 역시도 인생을 마무리하면서 봉사로 끝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좋다고 했지. 그리고 다음 달인 6월에 도에서 이력서를 달라고 하기에 제출했고. 난 그게 끝이야. 그 뒤로 기다리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온 것이고.”

남 전 교수는 자신의 진정성이 이번 일로 다르게 비춰짐을 못내 서운해 했다.

“편안히, 방심하고 있던 게 아니었어. 그냥 있는 그대로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경선 논란이 생기고서 적십자에 문의했더니 선거 규정은 없다고 했어. 그렇지만 자꾸 논란을 일으켜봐야 적십자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나는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임했는데 이런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게 안타까워. 적십자는 봉사단체야. 봉사단체에 욕 되는 일이지.”

그는 이날 오전 일찍 이 지사를 만나 자신의 의중을 전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적십자 충북지사의 상임위원회에 대한 감정도 어느 정도 드러내보였다.

“이 지사에게 찾아가니까 ‘죄송하다. 나로 인해 상처를 입게 된 점 미안하다’고 하시더군. 결정을 재고해보라고 하시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권하셨어도 난 안 할 생각이었어. 내가 (적십자 충북지사) 회장에 추천됐을 때 상임위원회 측에서 위원들을 찾아다니며 인사하지 않느냐고 했다는데 오만방자한 소리야. 정식으로 인준을 받고 나서 내 구상을 말하고 그러는 건 몰라도 내가 일일이 다니며 인사하는 건 도리가 아니지.”

이 지사와 정우택 전 지사의 정치적 싸움, 이로 인한 상임위의 반란이라는 등 회장 선출을 둘러싼 평들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상임위의 생각 같은 건 얘기하고 싶지 않고 그런 걸 논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아. 논란이 계속되면 적십자의 명예만 실추돼. 이 지사와 상임위의 소통 부재? 그럴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고 원하는 건 이 상황이 빨리 정리되는 것뿐이야. 어서 적십자가 원만히 움직여야지.

남 전 교수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성경에 ‘죄 없는 자가 돌을 던져라’라고 했어. 누구한테 상처를 주는 행위는 서로를 참담하게 해. 지역사회에서 없어야 돼. 여러 가지 얘기하고 싶은 게 있지만 이 지사는 공적으로, 나는 사적으로 이미 피해를 입었어. 그저 나를 추천해 주신 이 지사에게 미안할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