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 경제자유구역(이하 충북 FEZ) 설치 계획이 국회 파행과 관계 부처의 심의 지연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6일 충북도에 따르면 외국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청주시, 충주시, 청원군과 증평군 일부 지역을 '충북 FEZ'(18.4㎢)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지식경제부에 낸 것은 지난달 초이다. 도는 신청 단계까지도 수차례 수정과 보완을 거듭하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그러나 상황은 충북도의 바람과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지경부가 신청서를 심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이 발의한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에는 심의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 지경부 입장이다.

국회 사정도 좋지 않다.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의 강행 처리로 휴업중인 국회가 언제 다시 열릴지 불투명한데다 외국 의료개관의 국내 진출을 우려하는 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 기류도 강하다.

기존의 6개 경제자유구역이 별다른 투자유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신규 지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올해를 넘기면 내년 총선과 대선 때문에 2013년에나 FEZ 지정 문제를 다시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국회 지식경제위 소속인 민주당 노영민(청주 흥덕을) 의원은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관한 정부 유관 부처들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았고 정부 정책의 일관성도 없다"면서 "충북 FEZ 지정이 상당히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수차례의 수정과 보완을 거쳐 어렵게 FEZ 지정을 신청했는데 심의조차 받지 못하니 답답하다"면서 "개정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충북 FEZ는 항공정비복합지구(청주공항 일원), 청주 테크노폴리스(청주시), 오송바이오밸리(청원군), 충주 에코폴리스, 그린 IT 전문단지 지구(증평군)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확정되면 2025년까지 4조1천억원(민간자본 3조4천억원 포함)을 투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