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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발 저린 사람을 찾습니다류경희 편집국장
류경희  |  queenkyungh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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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8.17  11: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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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태생의 작가 ‘버나드 쇼’는 오금을 박는 독설가로도 유명하다. 그의 지성에 반한 현대무용가 이사도라 던컨이 어느 날 그에게 구애를 했다.

"당신의 머리와 나의 미모가 합쳐지면 아주 훌륭한 아이가 탄생하지 않겠어요?" 노골적으로 짝짓기 의향을 비친 던컨의 말을 쇼는 단 한 마디로 잘랐다. “그렇게 끔찍한 생각을 하시다니, 만일 나를 닮은 외모에 당신의 머리를 닮은 아이가 나온다면 어찌되겠소?”

모든 남자의 로망이던 천하의 던컨을 머쓱하게 만든 못 말리는 이 남자가 저지른 배꼽 빠지는 일화 중의 하나가 거짓협박 사건이다. 무료했던 그는 당시 내로라하는 고관 나리들에게 전보를 보냈다.  "모든 게 들통 났다. 즉시 튀어라."
전문을 확인한 나리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허겁지겁 줄행랑을 쳤다고 한다. 부패한 영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 주는 일화가 요즘에도 통하는가 보다.

청주지법 제11형사부가 최근 언론단체 기자를 사칭한 뒤 건설업체 등에 책자나 DVD를 판매해 수십억 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강모씨에 대해 특경가법상 사기죄 등을 적용,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강씨와 함께 기자인 것처럼 행세해 책자 등을 판매한 이모씨 등 5명에게도 같은 죄를 적용해 각각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이들의 수법은 꽤 고전적이다. 만만해 보이는 회사에 전화를 걸어 "퇴직한 기자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에서 DVD영상물을 판매하고 있는데 구입하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와주겠다"며 DVD를 강매했다고 한다. 그런데 보험을 드는 셈치고 DVD를 구입한 업체수가 상상 이상이다. 갈취한 대금이 자그마치 68억 원 상당에 달한다니 액수 또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거액이다.

사기꾼 일당이 미끼로 던진 ‘어려운 일’이란 말의 뉘앙스가 참으로 불쾌하다. 비리와 불법의 역한 냄새가 비위를 뒤집는다.

버나드 쇼의 전문을 흉내 낸 치사한 사건도 있었다. 한 사기꾼이 단체장을 포함한 전국의 5급 이상 공무원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여자와의 밀회장면을 “몰래카메라를 촬영했다”고 협박해 1억3000만원을 갈취,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었다.

전화번호부를 보고 시장·도지사 비서실을 포함한 전국 관공서에 이런 전화를 했는데, ‘어떻게 알았느냐’며 화들짝 놀란 피해자들이 계좌번호를 받아 적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3분 정도였다고 한다. 일면식도 없는 자에게 걸려온 황당한 전화에 전국의 5급 이상 공무원 53명이 100만원에서 500만원씩을 즉각 송금했다.

 켕기는 게 없다면 사기를 왜 당하겠나

뒤가 켕기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직업군이 검, 경찰 관련자와 언론사 기자다. 기자를 사칭해 사기를 친 일당은 언론단체라고 하면 부담감과 압박감을 갖고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피해자들의 성향을 교묘히 이용했다.

사기를 친 일당은 당연히 죄 값을 치러야겠지만 사기를 당한 피해자도 무언가 석연찮은 약점이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쓰레기가 썩어 더러운 냄새를 풍기면 파리 떼가 들끓게 됨은 정한 이치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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