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총재, 충북회장 인준 '관심'
적십자사 모금활동 지자체 지원 필수…후보가 투표 입후보 절차도 없어

도지사 추천 후보를 거부하고 경선을 통해 당선자 된 적십자사 충북지사 회장에 대한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최종 인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고 김정미 중부매일기자가 보도했다.

가뜩이나 모금실적이 저조한 충북지사로서는 충북도와 일선 시군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어서 '불편한 관계'는 사업 추진에 큰 걸림돌이 될 수있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가 정무적 판단을 할 경우 원점으로 되돌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흘러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이다.

총재 인준 과정의 험로를 예상하는 이유에는 서울시 사례가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당시 오 시장이 추천한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가 선출되자 총재는 인준 보류 카드를 내밀게 된다. 결국 회장으로 선출된 후보는 자진사퇴하고 시장의 추천 후보가 선출된 사례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충북지사의 회장 선출 과정과 관련, 일부 대의원들이 공정성 문제까지 제기하고 나서면서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회장 선출 문제는 2라운드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회장 선출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성영용 회장의 투표권 행사가 타당한 지 여부다. 지난 9일 열린 상임위원회의 참석자는 18명중 15명으로 이 가운데 성영용 전 충북도교육위원회 위원장은 10표를, 남기창 전 청주대 교수는 5표를 얻었다.

후보인 성 전 위원장도 투표를 했다는 결론이다. 남기창 후보측에선 성 위원장이 스스로에게 투표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상임위원이 아닌 남기창 전 교수는 투표에 참여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성 회장을 비롯한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관계자는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상임위원들이 투표권을 갖고 있는 만큼 설령 상임위원이 후보로 나서거나 외부인사와의 경선 상황이라고 해도 투표권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선 "경선 상황에서 후보자 한 명만 스스로에게 투표하는 상황이 어떻게 공정할 수 있냐"며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논란은 적십자사 충북지사가 회장 경선 방침을 확정했다면 경선룰과 입후보 절차를 밟았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적십자 충북지사는 이번 경선에서 도지사가 추천한 남 전 교수와 일부 상임위원이 추천한 성 전위원장만을 대상으로 경선을 실시해 결과적으로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회장 출마 가능성을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한적십자사 정관은 회장 선출과 관련해 '회장은 상임위원회에서 선출해 총재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고 돼 있을 뿐 회장의 자격을 제안하지 않고 있다. 즉 상임위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성 회장은 사무국에 문의한 결과 "상임위원들이 결정할 사항이지 사무국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역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 문제를 중심으로 일부 대의원들이 회장 경선 상황의 불공정성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총재 인준을 앞두고 적십자사 충북지사의 회장 선출 논란은 더욱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련회서 학생잡은 청원 오송고
여학생 5명 척추골절 입원… 학부모, 무성의한 대응 ‘분통’

수련회에 참가한 여고생 5명이 ‘척추골절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으나 학교측의 무성한 대응으로 학부모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고 주진석 충청매일기자가 보도했다.

특히 부상을 당한 여학생 중 맨 처음 훈련에 참가한 학생이 호흡곤란 증세와 함께 허리에 통증을 호소했지만 훈련을 중단시키지 않는 등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 청원 오송고등학교 기숙사 입실 남·녀 학생 30명은 지난 15일 당일 일정으로 진천 초평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리는 학교 기숙사 수련회에 참석했다.

학생들은 이날 수련원에 있는 5m 높이의 인공암벽에서 2m50㎝ 두께의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는 ‘안전매트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훈련에 참가한 여학생 가운데 5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 심한 학생의 경우 전치 8주의 ‘척추 압박골절상’ 진단을 받고 청주 A병원에 입원했다. 부상을 당한 여학생 중에는 척추가 파열되고 이탈되는 등 증세가 심한 학생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맨 처음 훈련에 참가한 여학생이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직후 호흡 곤란 증세와 함께 허리에 통증을 호소했지만 나머지 학생들은 훈련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사고 현장에는 사감교사와 인솔교사 등 2명이 있었지만 사고 발생 즉시, 학생들의 훈련을 중단시키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부상을 입은 여학생이 5명으로 늘어나는 등 학생들의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학부모 B씨는 “맨 처음 뛰어내린 여학생이 통증을 호소했을 때 곧바로 훈련을 중단시켰더라면 추가로 다치는 학생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솔교사의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다.

학부모 C씨는 “아이들이 입원한 후 사감교사와 인솔교사가 병원을 방문했으나 사고에 대한 책임소재는 물론 치료비에 대해 이렇다할 말이 없어 물었더니 그제서야 ‘알아보겠다’는 말을 했다’”며 학교측의 무성의에 서운한 감을 내비쳤다.

학부모 D씨는 “한참 크는 아이들이 척추를 다쳐 후유증이 우려된다. 업체가 에어매트를 설치하면서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도 의문이다. 2달씩이나 입원하면 아이들이 어떻게 학업진도를 따라 갈 수 있겠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인솔교사 E씨는 “학생들의 사고 발생 당시 사고현장에 있었다. 호흡곤란과 통증을 호소하는 여학생을 발견해 응급구조를 했으나 증세가 나아지지 않아 인근병원에 연락해 이송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련회에 앞서 운영업체가 제출한 프로그램과 자격증을 점검했으나 이상이 없었다. 여름방학동안 외출 한번 제대로 못한 기숙사 학생들을 위해 수련회를 마련했는데 뜻밖의 사고가 발생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수련 프로그램 운영업체 관계자는 “안전매트훈련은 학생들의 담력을 키워주고 화재 발생 시 대피요령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많은 학교 학생들이 안전매트훈련에 참가했으나 안전사고는 없었다, 학생들에게 훈련에 참가할 것을 강요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남학생들도 훈련에 참가했는데 여학생들만 다쳤다. 몸집이 크고 순발력이 떨어져 사고가 난 것 같다”며 “학부모들이 걱정하는 치료비를 책임지겠다. 학교와 협의해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6대 폭력 척결 실적경쟁 변질
2주만에 72명 검거
매주 경찰서별 실적
충북경찰청 보고 받아
일선 "실적올리기 급급"

충북경찰청이 6대 폭력 척결에 치안력을 집중하면서 빚어지는 실적 올리기 경쟁에 일선 경찰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송근섭 충청타임즈기자가 보도했다.

구은수 충북지방경찰청장은 지난달 도내 지휘관 화상회의에서 직원들에게 6대 폭력 강력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특히 경찰청 차원에서 하반기 치안정책으로 추진 중인 '5대 폭력(조직·학교·주취·갈취·성폭력)'에 자체적으로 가정폭력을 추가해 6대 폭력 척결에 치안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차원에서 전국 경찰들에게 중점 추진사항으로 전달된 만큼 이같은 폭력 범죄에 대한 경찰의 강력대응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15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폭력범죄 척결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1주차(6월 20~27일)엔 4명을 구속하고 20명을 검거하는데 그쳤지만 불과 2주 뒤(7월 5~11일)에는 13명을 구속하고 72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다. 무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6대폭력 척결 6주차를 맞은 이달 초까지 충북경찰은 모두 39명을 구속하고 367명을 검거했다.

대표적인 민생침해 범죄인 폭력범죄 근절에 나섬으로써 사회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목적은 일정 부분 달성하고 있다는 것이 경찰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당초 취지와 달리 지나친 성과주의로 내몰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충북지방경찰청은 매주마다 도내 각 경찰서별 6대 폭력 검거·구속 실적을 보고받고 있다. 이때문에 직·간접적으로 성과 비교가 이뤄지면서 일선 경찰들이 너도나도 실적 올리기에 치중할 것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지난 강희락·조현오 경찰청장 체제에서 지나친 성과주의·실적경쟁 지적을 받아 온 경찰은 최근 '정량평가' 대신 '정성평가'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내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폭력범죄 척결에 대한 수뇌부의 접근방식은 오히려 이를 역행하는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아무리 중점 추진사항이라도 동일한 폭력범죄 검거실적이 3주만에 3배 이상 늘어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겠느냐"며 "일부 형사들이 다른 업무는 뒤로 미룬 채 폭력사범 검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경찰 관계자는 "충북경찰청에서 실적 보고를 받을 때 폭력범죄 발생건수 대비 검거가 아닌 단순 검거건수만 취합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관할구역·치안수요가 적은 경찰서는 당연히 다른 경찰서의 실적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혹시라도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에서 매주 지역별 검거실적을 취합함에 따라 충북경찰청에서도 각 경찰서별로 보고를 받는 것일 뿐"이라며 "아직까지 근무평가 반영 여부 등은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해명에도 일부 경찰들은 앞으로도 이같은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해선 '수치 위주' 업무보고·평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단기간에 몰아친다고 해서 6대폭력 등 범죄가 근절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경쟁을 부추기기 전에 장기간 효과를 볼 수 있는 치안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직원들은 물론 주민들에게도 바람직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