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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지사 가을 징조김춘길 주필 겸 대기자
김춘길  |  kck90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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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8.16  07: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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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자연적 상태나 사건에서 미지의 내일을 예측하며 현명하게 대처해 왔다. 태양의 각도가 변하면 계절이 변화하고, 철새의 비행 패턴이 달라지면 기후의 전환을 예견했다. 일기예보가 없던 시절 악천후를 가장 두려워 했던 뱃사람들은 봄철에 서남풍이 불면 반드시 비가 온다고 보았고, 여름 밤의 별이 물먹은 듯 깜박거리면서 광채가 안 날 때는 반드시 비가 온다고 여겼다. 가을에 꿈에 돌아가신 부모님을 보면 악천후를 맞게 되고, 겨울에 남서풍에 우박이 섞여서 오는 날엔 반드시 폭풍이 온다고 확신했다.

이같은 선조들의 예지는 중국이라고 다를 바 없다. 전한시대 회남왕 이었던 유안은 그가 쓴 설산훈편에서 “오동잎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천하의 가을이 온 것을 알 수 있고, 항아리의 물이 어는 것을 보고 온 세상의 추위를 알 수 있다”고 했다. 가까운 것에서 먼 것을 추측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오동잎 한 잎이 떨어져 천하의 가을을 알린다”는 말이 회자된다. 일본의 유명 애널리스트였던 ‘하시시 다치바나’ 증권 회장이 말했던 ‘증시하락 예언’으로 추세전환 국면에서 흔히 사용된다.

이러한 ‘오동잎 낙엽’ 암시가 어찌 자연 현상에만 있겠는가. 흥망성쇠가 굽이치고 있는 인간사, 그 중에서도 특히 정치권력의 세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크게는, 많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을 연임시킨 이명박 정권에서, 작게는 충북의 이시종 도정 등에서 ‘낙엽의 암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명박 정권이 돌려막기 인사. 측근 인사로 비판 받고 있는데, 이시종 충북도정은 퇴직 공무원 수명연장 인사. 측근, 보은 인사 등으로 물의를 빚어 이 지사의 재선가도에 자충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충북도의 출연기관이나 산하기관장에 대한 사실상 ‘퇴직공무원 수명연장 인사’가 성토의 대상이 되고 있는 데는 그만한 근거가 존재한다. 지난해 김종록 정무부지사가 퇴직과 함께 충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홍승원 진천 부군수가 충북체육회 사무처장에 임용됨으로써 물의를 빚었다. 그리고 금년에는 지식산업진흥원장에 박재익 농업정책과장이 임명됐고, 개방형 직위인 보건환경연구원장에 채근석 산림녹지과장이 내정됐다. 이에 앞서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의 전무이사에는 6.2지선 때 이 지사 선거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주재선씨가 기용됐고, 오창과학산업단지관리공단 전무이사에는 민주당 충북도당 사무처장을 지내며 이 지사를 도운 김현상씨를 임용했다.

이밖에도 도 대외협력관, 정책보좌관, 충북인재양성재단 사무국장, 충북학사원장 자리도 이 지사의 측근으로 채워졌다. 이처럼 ‘인사이통(人事李通)’이 위세를 떨쳐 오던 중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차기 28대 회장 자리를 향한 이 지사의 행보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미 보도되어 여기서 그 경위를 중언부언 할 필요가 없지만 이지사가 원했던 남기창 전 청주대 교수가 충북적십자사 일부 상임위원들이 지원한 성영용 전 충북도 교육위원장과 겨룬 끝에 낙방한 것이다.

초심대로 도민을 도지사로 받들어야

이 지사는 이번 충북적십자사 회장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괘씸하게만 생각할 게 아니라 그 민심의 흐름을 교훈적으로 읽어야 한다. 종전에는 도지사의 의중을 잘 받들어 오던 충북적십자사 상임위원들이 자기주장을 명백히 하고 나선 저의를 성찰해야 한다. 이번에 표출된 상임위원들의 마음은 충북적십자사에 참여하고 있는 다수 적십자인들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한마디로, 임기 절반을 지나 3년차에 접어든 이시종 지사에 대한 지지정서가 변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퇴직공무원을 도 산하기관장과 도 출연기관장으로 보내고, 선거에서 이 지사를 도운 측근 등을 공직에 기용하는 것은 소수의 당사자들에게는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피한 일면이 없지 않다고 해도 그로 인해 직간접으로 피해를 입는 더 많은 정당한 자격자들은 “선거 때 두고 보자”는 반감을 사기 마련이다. 도에서 보조금을 지원 받거나 업무수행상의 지원을 받는 민간법정단체에게 퇴직공무원을 임원으로 받아주지 않으면 앞으로 업무협조 상 곤란할 것이라는 태도를 보여서는 민심을 더욱 떠나가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난 총선에서 충북 민주당 후보에 대한 민심의 변화를 보았듯이, 이시종 지사에 대한 충북도민들, 그 중에서도 청주권 주민들의 생각에 변화가 태동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충북도는 소탐대실하지 말고 , 고위 참모진은 ‘예스맨’을 탈피, 민심을 올바르게 전달하는 ‘공직자(公直者)’가 되길 당부한다. 이시종 지사의 취임사대로 “도민을 도지사”로 받들어야지 말 잘 듣는 집토끼로 여겨서는 민심이반의 자업자득 결과를 면치 못할 수 있다. 민심은 얼핏 어리석게 보이면서도 끝내는 제 물줄기를 찾아 간다는 천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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