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전 청주시장이 이끄는 청주의 시민단체인 ‘충북 발전 범도민 연대(이하 범도민 연대)’가 13일 청주·청원 통합시 명칭으로 ‘청주’를 고집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규모가 크고 인지도도 높은 청주를 통합시 명칭으로 삼는 건 당연하다”며 이 단체의 입장을 지지하지만 청원군은 물론 통합 추진에 나섰던 충북도와 청주시조차 이 단체의 돌발적인 요구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불필요하게 청원군민들을 자극, 청주·청원의 순조로운 통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범도민 연대는 도농 통합을 이뤘던 시·군들이 모두 ‘시’의 명칭을 통합시 이름으로 정했고, 청주의 인구가 청원보다 월등히 많은 만큼 청주·청원 통합시 명칭 역시 ‘청주’가 돼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충북도가 통합시 명칭을 정하기 위해 청주와 청원 주민 각 1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이기로 한 데 대해서도 “양 시·군 인구 비례에 따라 조사 대상 규모에 차등을 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 단체의 요구는 즉각 청원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청주·청원 통합에 반대했던 ‘청원 지킴이’는 “양 시·군 주민이 합의해 명칭을 도출해야 단합된 힘이 나온다”며 “공정한 절차 없이 통합시 명칭이 결정된다면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맞섰다.

청원군 관계자도 “청주와 청원의 순조로운 통합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지난 4월 양 시·군의 통합 협의회가 합의한 내용인데 뒤늦게 ‘청주’를 고집하고 나선 이유를 모르겠다”며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곤혹스럽기는 청주시와 충북도도 마찬가지다.

청주시 관계자는 “청주·청원 통합에 도움이 안 되는 주장”이라며 “애초 약속대로 공정하고 깨끗한 절차에 따라 명칭을 정하는 것이 순리”라고 밝혔다.

그는 “(범도민 연대는)실체조차 불분명한 단체”라며 “청주시나 전체 시민의 뜻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의미를 축소하며 진화에 나섰다.

충북도 역시 통합에 반대하는 청원 주민들을 자극하는 불필요한 행동이라고 우려했다.

도의 한 관계자는 “가만히 있으면 청원 주민들이 합리적으로 판단, 순리대로 가지 않겠느냐”며 “지역감정에 부채질해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고 답답해했다.

이번 사안을 일부 ‘열성’ 청주시민들의 우발적인 행동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청주·청원 통합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통합과 관련, 가장 민감한 사안인 통합 청사의 위치 선정을 놓고는 청주와 청원 주민들이 첨예하게 대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